"연 10% 벌었다"는 말은 절반만 진실입니다. 같은 해 물가가 4% 올랐다면 내 구매력은 6%밖에 늘지 않았습니다. 투자의 최종 목적은 숫자를 불리는 것이 아니라 구매력을 불리는 것입니다. 인플레이션을 계산에 넣지 않으면 열심히 모으고도 가난해질 수 있습니다.
실질 수익률 계산법
간단 근사는 뺄셈이지만, 정확한 공식은 나눗셈입니다.
실질 수익률 = (1 + 명목 수익률) ÷ (1 + 물가상승률) − 1
| 명목 수익률 | 물가 3% 가정 실질 수익률 |
|---|---|
| 예금 3% | 약 0% |
| 채권 4% | 약 1.0% |
| 주식 8% | 약 4.9% |
| 주식 10% | 약 6.8% |
예금 3%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입니다. 이자소득세 15.4%까지 빼면 실질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되는 해도 많습니다. "원금 보장"은 명목 원금의 보장일 뿐, 구매력은 보장하지 않습니다.
시간이 길수록 격차는 잔인해진다
물가 연 3%면 화폐 가치는 약 24년마다 절반이 됩니다. 현금 1억 원을 장롱에 두면:
| 경과 | 1억 원의 실질 구매력 (물가 3%) |
|---|---|
| 10년 후 | 약 7,440만 원 |
| 20년 후 | 약 5,540만 원 |
| 30년 후 | 약 4,120만 원 |
반대로 실질 수익률 5%로 굴린 1억 원의 구매력은 30년 뒤 약 4억 3,000만 원입니다. 굴리는 돈과 묵히는 돈의 30년 격차는 10배를 넘습니다.
목표 금액도 물가로 보정해야 한다
"20년 뒤 10억 모으기"가 목표라면, 그 10억은 오늘의 10억이 아닙니다. 물가 3% 가정 시 20년 뒤 10억 원의 구매력은 현재 약 5억 5,000만 원 수준입니다. 오늘 기준 10억 원의 구매력을 원한다면 실제 목표는 약 18억 원이 되어야 합니다.
실전에서 목표를 세우는 두 가지 방법:
- 실질 수익률로 계산하기: 계산기에 명목 수익률(8%) 대신 실질 수익률(8% − 3% = 약 5%)을 넣으면, 결과 금액이 "오늘의 화폐 가치" 기준이 되어 직관적입니다.
- 목표 금액을 부풀리기: 명목 수익률로 계산하되 목표 금액에 (1+물가)^년수를 곱해 보정합니다.
같은 이야기지만, 방법 1이 훨씬 간단해서 추천합니다.
은퇴 계획에서 인플레이션이 더 중요한 이유
은퇴 기간은 30년 이상입니다. 은퇴 시점에 월 300만 원이면 충분해도, 물가 3%면 은퇴 20년차에는 같은 생활에 월 542만 원이 필요합니다. 4% 룰이 "매년 물가만큼 인출액을 늘린다"를 전제로 하는 이유이고, 배당이 성장하지 않는 고배당 상품만으로 은퇴 현금흐름을 짜면 위험한 이유이기도 합니다.
인플레이션 시대의 원칙
- 현금은 최소한만: 비상금 6개월치 외의 현금은 구조적으로 녹고 있습니다.
- 자산은 인플레이션을 통과시키는 것으로: 주식(기업은 가격을 올릴 수 있음), 부동산 등 실물 기반 자산이 장기 인플레이션 방어의 기본입니다.
- 수익률은 항상 실질로 환산해 판단: 특히 "고정 수익률" 상품(예금·채권)을 볼 때는 물가와 세금을 뺀 숫자로 비교하세요.
정리
- 투자의 목적은 명목 금액이 아니라 구매력입니다. 실질 수익률로 생각하세요.
- 예금 금리는 물가+세금을 빼면 대부분 0% 안팎입니다. "안전"의 비용입니다.
- 장기 목표 금액은 반드시 물가로 보정하세요. 방법은 간단합니다 — 계산기에 실질 수익률을 넣으면 됩니다.
복리 계산기에 명목 수익률(8%)과 실질 수익률(5%)을 각각 넣고 결과를 비교해보세요. 그 차이가 인플레이션이 가져가는 몫입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