퇴직하면 퇴직금이 통장에 꽂히는 게 아닙니다. 원칙적으로 IRP(개인형 퇴직연금) 계좌로 들어옵니다. 그리고 그 순간부터 선택이 시작됩니다 — 깨서 일시금으로 받을 것인가, 연금으로 받을 것인가. 이 선택 하나로 세금이 수백만 원 달라집니다.
퇴직금에 붙는 세금: 퇴직소득세의 구조
퇴직소득세는 일반 소득세보다 훨씬 관대합니다. 근속연수공제와 환산 방식 덕분에 근속이 길수록 실효세율이 뚝 떨어지는 구조입니다.
예시: 퇴직금 1억 원, 근속 10년
- 일시금 수령 시 퇴직소득세: 약 430만 원 (지방소득세 포함, 실효세율 약 4.3%)
- 같은 1억이라도 근속 20년이면 실효세율은 2%대로 내려가고, 근속 5년에 1억이면(임원·중간정산 등) 두 자릿수로 올라갑니다.
"퇴직금 세금은 이미 착하다"는 것이 출발점입니다. 그런데 연금으로 받으면 여기서 더 깎아줍니다.
일시금 vs 연금: 감면 30~40%의 차이
IRP에 들어온 퇴직금을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하면, 내야 할 퇴직소득세를 30% 감면해줍니다. 연금 수령 11년차부터의 수령분은 40% 감면됩니다.
| 수령 방법 | 세금 (위 예시 기준) | 비고 |
|---|---|---|
| 일시금 | 약 430만 원 | 즉시 전액 납부 |
| 연금 (10년 수령) | 약 300만 원 | 30% 감면, 수령 시마다 분할 납부 |
| 연금 (11년차 이후분) | 40% 감면 적용 | 길게 나눌수록 유리 |
약 130만 원 이상이 그냥 절약됩니다. 퇴직금이 2억, 3억으로 커지면 절감액도 비례해서 커집니다. 게다가 연금으로 받는 동안 IRP 안에서 세금 없이 운용이 계속되므로(과세이연), 실제 격차는 표보다 더 벌어집니다.
또 하나 — 퇴직금 재원의 연금 수령은 금융소득종합과세나 사적연금 분리과세 한도(1,500만 원) 계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. 분리과세 한도는 세액공제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 재원에만 적용되므로, 퇴직금은 마음 놓고 연금으로 돌려도 됩니다.
그럼에도 일시금이 필요할 때: 중도 해지의 대가
IRP를 55세 전에 해지하면 두 가지를 물어냅니다.
- 이연된 퇴직소득세를 감면 없이 전액 납부
- 세액공제받은 납입금·운용수익에는 기타소득세 16.5%
특히 2번이 아픕니다. 공제받은 것(13.2~16.5%)을 도로 토해내는 수준이라, 세액공제 목적으로 넣은 돈까지 함께 깨지면 혜택이 사실상 소멸합니다. 대출 상환·주택 구입 등으로 목돈이 필요하다면 무주택자 주택구입·전세보증금, 6개월 이상 요양 등 법정 중도인출 사유에 해당하는지 먼저 확인하세요. 사유에 해당하면 퇴직소득세율로(패널티 없이) 인출할 수 있습니다.
IRP 운용, 방치하면 손해
퇴직금이 IRP에 들어오면 기본적으로 대기성 자금(예금류)으로 잠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.
- 위험자산 70% 한도: IRP는 주식형 ETF 등을 적립금의 70%까지만 담을 수 있습니다(연금저축은 100% 가능). 나머지 30%는 예금·채권형 등 안전자산으로.
- 국내 상장 지수 ETF 활용: S&P500·나스닥100 등 국내 상장 해외지수 ETF를 IRP 안에서 살 수 있습니다. 55세까지 기간이 길다면 방치된 예금보다 지수 배분이 합리적입니다.
- 수수료 확인: IRP는 운용·자산관리 수수료가 붙는 곳과 면제(주로 비대면 증권사)인 곳이 있습니다. 장기 계좌이므로 연 0.2~0.3%p 차이도 복리로 커집니다. 수수료 무료 증권사로의 계좌 이전은 언제든 가능합니다.
실전 체크리스트
- 퇴직 전: 비대면 증권사 IRP를 미리 만들어 수수료 면제 조건 확인 → 회사에 그 계좌로 지급 요청
- 입금 후: 대기자금을 방치하지 말고 운용 지시 (지수 ETF 70% + 안전자산 30%가 무난한 출발점)
- 당장 쓸 계획이 없다면: 그대로 두고 55세 이후 10년 이상 연금 수령 — 감면 30~40% + 과세이연
- 이직이라면: 새 회사 퇴직연금과 별개로 IRP는 유지됩니다. 깨지 말고 굴리세요.
📺 영상으로 보기
연금저축과 IRP 중 어디에 먼저 넣을지, 30년 시뮬레이션으로 비교한 영상입니다.
더 많은 시뮬레이션 영상은 유튜브 머니시뮬 채널에서 볼 수 있습니다.
정리
-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가 30~40% 감면됩니다. 1억 기준 130만 원 이상의 확정 절세입니다.
- 55세 전 해지는 감면 소멸 + 기타소득세 16.5%의 이중 대가를 치릅니다. 법정 중도인출 사유부터 확인하세요.
- IRP는 받는 계좌가 아니라 굴리는 계좌입니다. 수수료 면제 기관 + 지수 ETF 운용까지가 한 세트입니다.
세액공제 관점의 연금저축·IRP·ISA 비교는 연금저축·ISA 절세 계산기에서, 은퇴 후 인출 계획은 은퇴 인출 계산기에서 시뮬레이션해보세요.
퇴직소득세는 근속연수·금액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근사치 예시입니다. 실제 세액은 퇴직 시 회사·세무 전문가를 통해 확인하세요.
참고 자료
- 국세청 — 퇴직소득세 계산 구조·연금 수령 감면
- 금융감독원 파인 — 퇴직연금 — IRP 제도·중도인출 사유·수수료 비교
- 고용노동부 퇴직연금 — 퇴직급여 제도 안내